책 읽는 우리 집, 가족의 일상을 바꾸다
오늘 쪼꼬미 엄마가 2026년 독서실천단 ‘북웨이브 크루’ 발대식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숙대입구 쪽에 있는 서울시교육청이었어요.
이번 행사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독서 실천 프로그램으로, 아이와 가족이 함께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의 자리였습니다. 이름도 참 좋죠. 북웨이브 크루. 책 읽는 물결을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람들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북웨이브 크루는 전체 500명을 뽑았고, 오늘 발대식에는 그중 약 250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행사장 분위기도 꽤 진지하면서 따뜻했고 참석한 사람의 나이대도 다양했습니다. 그런데 남자분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하네요. ㅋㅋ
단순히 “아이에게 책을 읽히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의 일상 자체를 책 읽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꿔보자는 메시지가 중심에 있었습니다.
무대 화면에도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책 읽는 우리 집, 가족의 일상을 바꾸다.”
요즘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말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패드, 유튜브, 게임, 짧은 영상들이 너무 강하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이런 독서 실천단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쪼꼬미 엄마에게 오늘 발대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서울대학교 나민애 교수님의 강연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자신을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독서가 왜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필요한지 아주 현실적이고도 따뜻하게 풀어주셨습니다. 강연 녹취에서도 교수님은 “국어는 읽어줄 수 있다”, “책은 사다 줄 수 있다”며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오래 가는 일이 책을 찾아주고 읽어주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쪼꼬미 엄마가 느낀 점을 적었습니다.

책 읽기는 가족의 일상을 바꾸는 일
강연에서 교수님은 가족의 일상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이 문제였다면, 요즘은 스마트폰과 패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이야기했어요.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보기보다는 SNS를 하거나 비교하고, 다른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말도 공감이 갔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이 뜨끔했습니다.
사실 부모도 마찬가지잖아요.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독서 실천은 아이만 바꾸는 일이 아니라, 부모의 생활 방식도 함께 바꾸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책 읽어”라고 말하기 전에, 집 안에 책이 자연스럽게 놓여 있고, 엄마 아빠가 책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게 북웨이브 크루가 말하는 진짜 독서 실천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독서는 좋은 사람과 나누는 대화
나민애 교수님 강연에서 가장 좋았던 표현 중 하나는 “독서는 저자와 독자 사이의 대화” 라는 말이었습니다. 교수님은 독서를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브런치에 비유했습니다. 좋은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이 충만해지고, 흔들리던 마음이 자리를 찾는 것처럼, 좋은 책도 그런 역할을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책은 조용하지만, 사실은 아주 깊은 대화 상대입니다.
지금 내 마음에 필요한 말을 건네주기도 하고, 내가 몰랐던 내 감정을 꺼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한다는 것은 단순히 글자를 읽히는 일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는 여러 시대의 사람, 여러 나라의 사람, 여러 삶을 살아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이는 책을 통해 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조금씩 자기 생각을 키워갑니다.
고전은 오래된 책이 아니라, 다시 말을 거는 책
교수님은 고전에 대해서도 인상 깊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고전은 단순히 오래전부터 있었던 책이 아니라, 읽을 때마다, 읽는 시기와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말해주는 책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어린 왕자』를 읽어도 초등학생 때와 40대, 60대에 읽을 때 느낌이 다른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읽은 책이 당장 전부 이해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몇 년 뒤, 또 다른 마음으로 다시 만났을 때 그 책은 다른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가 책을 읽고 “재미없어”라고 말해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안 맞을 수도 있고, 나중에 다시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책은 다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부모들이 책 앞에서 자주 느끼는 부담도 있습니다.
“끝까지 다 읽어야 하나?”
“내용을 다 이해해야 하나?”
“아이가 읽은 책을 내가 설명해줘야 하나?”
그런데 교수님은 다 읽지 못해도 괜찮고,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사람과 친해질 수 없듯이, 모든 책을 다 읽고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이 말이 부모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책 읽기는 시험이 아닙니다.
책을 읽고 몇 장면만 마음에 남아도 괜찮습니다.
한 문장만 오래 기억돼도 충분합니다.
아이에게도 책을 숙제처럼 느끼게 하기보다는, “오늘 이 책에서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았어?” 정도로 가볍게 물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완벽한 독후감보다 중요한 것은 책과 친해지는 마음이니까요.
소설을 읽으면 인생을 여러 번 살아볼 수 있다
강연에서 소설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교수님은 소설을 읽으면 공감과 지혜의 능력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현실의 인생은 한 번뿐이지만, 소설은 여러 인생을 살아보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선택과 후회, 갈등과 성장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건 아이 교육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결국 아이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힘입니다. 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사회 속에서 만나는 여러 갈등을 이해하려면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소설은 아이에게 아주 좋은 연습장이 되어줍니다. 책 속에서 안전하게 울고, 웃고, 화내고, 후회하고, 다시 선택해볼 수 있으니까요.
역사책은 암기가 아니라 흐름을 읽는 것
교수님은 역사책도 꼭 읽으면 좋다고 했습니다. 다만 역사를 단순히 연도와 사건을 외우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역사는 관계와 힘의 흐름을 읽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 배경에는 어떤 힘의 충돌이 있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부분도 아이 교육에 꼭 필요한 이야기였습니다.
역사를 외우기만 하면 지루하지만, 사람과 나라의 선택, 갈등, 전략으로 보면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아이가 역사책을 읽을 때도 “이 사건은 몇 년도에 일어났어?”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를 먼저 물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 읽기는 아이 안에 새로운 구조가 생기는 시간
오늘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책 읽는 건 머릿속에서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는 창조의 시간입니다.”
교수님은 아이들이 레고나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이유도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책 읽기도 마찬가지라고 했어요. 글자를 읽는 동안 아이의 머릿속에는 새로운 장면, 새로운 관계,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집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책 읽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책 읽기는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지어지는 시간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이 안에서는 상상력과 생각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 읽는 아이를 기다려주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읽으라고 재촉하기보다, 그 아이 안에서 무언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믿어주는 것. 그것도 부모의 역할일 것 같습니다.

쪼꼬미네도 다시 책 읽는 집으로
오늘 북웨이브 크루 발대식은 단순한 행사라기보다, 우리 집 독서 생활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쪼꼬미에게 책을 더 많이 읽히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집이 책 읽는 분위기를 가진 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이 거실에 있고,
잠깐이라도 부모가 책을 펼치고,
아이가 읽은 책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서관 가는 일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집.
그런 집이라면 아이도 책을 억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자기만의 책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나민애 교수님의 강연은 재미있고 유쾌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책 읽기는 아이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가족의 일상을 바꾸는 일이다.
2026년 북웨이브 크루 활동을 통해 쪼꼬미네도 책 읽는 물결에 잘 올라타 보려고 합니다.
오늘부터 다시, 우리 집 책장을 열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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