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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아가야 미안해(소리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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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꼬미가 2살 정도 되는 때 엄마는 육아에 지쳤습니다.

마침 교회에서 행사가 있어 육아에 지친 엄마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하루동안 쪼꼬미를 맡기로 했습니다. 

 

교회 행사는 지방에 있어서 새벽에 버스가 지방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일찍 일어나 쪼꼬미 엄마를 버스가 있는 곳으로 태워 주었습니다. 쪼꼬미도 같이 카시트에 탔습니다. 새벽에 정신도 없는데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쪼꼬미는 어디에 가는지 눈을 비비고 따라갔습니다.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고 엄마는 차에서 내려 버스에 올라타면서 쪼꼬미에게 말했습니다.

 

"오늘은 엄마가 잠깐 어디 좀 다녀올게, 아빠랑 잘 있어"

그리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상황 파악이 아직 안된 쪼꼬미는 가만히 지켜 봤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차를 운전해서 버스가 멀어지면서 엄마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지게 된 쪼꼬미는 갑자기 절규했습니다. 

아주 자지러지게 울면서 카시트 밖으로 나오려고 했습니다. 안전벨트에 묶여 나오지는 못했지만 몸이 밖으로 나와 꺾여진 상태였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거울로 뒷자리의 카시트를 보던 저는 너무 속상했고 그 당시 회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저도 그 울음소리에 참을 수가 없어 소리쳤습니다.

 

"조용히 안해?! 그만~~~!"

 

저도 제 소리에 놀랐습니다. 그 소리에 놀란 쪼꼬미는 더 크게 울었습니다. 잠시 후 울음소리가 작아지면서 쪼꼬미는 차분해졌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려 뒷자리 문을 열고 카시트에서 쪼꼬미를 내리려고 했습니다. 엄마가 곁에 없어 슬프다는 건 이미 지난 일... 지금 아빠를 화나게 하면 내가 곤란해 진다... 

아이는 아빠 눈치를 보며 생글생글 웃었습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아빠 표정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항상 날 보호해 주던 엄마가 없는데 아빠까지 나한테 화내면 어떻게 하지? 내가 어떻게든 아빠 기분을 풀어야겠다. 웃어야지...'

 

아직 말은 못하지만 어떻게든 웃으며 아빠의 비위를 맞추려,는 2살 짜리 아이의 살기위한 본능에... 그 새벽에 얼마가 가슴이 아팠는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후 날이 밝아왔습니다. 아이는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아빠는 미안해서 아이의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봅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갔습니다. 

 

 

#아가야미안해 #화내지말자 #아기가무슨죄 #아빠보다는엄마가최고 #난엄마랑놀꺼야 #아빠미워 #살기위한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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