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이 대체 공휴일로 월요일에 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쪼꼬미 엄마에게 같이 필리핀을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필리핀 리조트 같은 휴양지가 아니라 마닐라에 있는 친구집과 제가 공부했던 대학교를 보고 오자고 했답니다.
약 한 달 전쯤에 티켓팅을 하는데 어차피 짧은 시간 비행기 타는 거라 저가항공사 아무것이나 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쪼꼬미 엄마가 불안하다며 계속 검색을 하더니 아시아나 항공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저가 항공사들은 요즘에 기내식도 따로 돈을 내야 하고 캐리어를 수화물 처리하면 따로 돈을 내야 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아시아나 항공이 더 나았습니다.
쪼꼬미까지 3명 비행기표가 80만 원대였네요.
필리핀에 입국 시에는 가족끼리 가더라도 아버지와 아이가 같이 가면 상관없지만, 아버지 없이 가는 경우 엄마와 아이가 성이 다르면 가족관계증명서를 영문으로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출발 전 여러 사이트를 둘러봤더니 필리핀에 들어갈 때 etravel을 등록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etravel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이트래블은 코로나 때 방역이 주된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안 쓰는 것 같고, 저희가 갈 때도 공항에서 검사를 안 했습니다.
이트래블에는 항공기나 방문목적, 체류숙소 같은 정보들을 다 입력하게 되어 있는데 필리핀 입국 시에는 다 무시하고 어디서 묵을 거냐. 호텔 예약한 거 보여달라고 했네요. ㅎ
아침 7시 40분 비행기라 5시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한 감도 없잖아 있었네요. 소지품 검사하고 출국심사 거치는데, 아이가 있으니 우대해 주어서 빨리빨리 통과가 되었습니다.
짐운반 로봇과 길안내 로봇이 같이 자고 있었습니다. 7시가 되면 움직인다고 해서 기다렸습니다.
우리가 탈 비행기를 바라봅니다.
우와,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비행기 타기 전부터 기내식 언제 먹냐고 물었습니다.
드디어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기내식은 미리 아동식으로 비행기 예약할 때 주문해 두었습니다.
게눈 감추듯 아주 잘 먹었습니다. 아이고, 먹고 나서 바로 멀미합니다. ㅋ
승무원께 멀미약 있냐고 물어보니 한참 있다가 7세 이상만 먹을 수 있다고 만 6세인 쪼꼬미에게는 못 주겠다고 하네요. 미리 약을 먹일 걸 그랬어요. ㅎ 그 좁은 곳에서 아빠 무릎에 기대어 누웠습니다.
하늘이 너무 멋집니다.
멀미는 좀 했지만 그래도 필리핀에 도착했습니다. 필리핀의 집들은 한국의 집들과 너무 다릅니다.
내려서 짐을 찾습니다. 짐 찾는데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ㅎ
공항에서 나가는데 쪼꼬미가 어린이라서 길게 줄 서있을 필요 없이 빨리 처리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온 필리핀은 느낌이 달랐습니다. 복잡하고 느리던 일처리가 빨라진 것이 느껴졌고 공항 화장실도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한 번은 필리핀에 도착했었는데 필리핀 공항직원이 한국 사람들이 나가는데 만원씩 걷고 있었습니다. 어떤 여직원도 저에게 만원을 내라고 해서 제가 왜 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유를 이야기 못했습니다. 당신 보스가 어디 있냐. 한 참 물어보니 나중에 보스가 왔습니다. 그 보스는 그 여직원에게 왜 또 그러냐고 했습니다. 그 공항여직원에게 불편한 표정을 주고 공항을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름도 기억납니다.
그 당시 필리핀 공항에서 나오면 택시들이 난리였습니다. 택시들이 복불복으로 에어컨이 제대로 안 나오거나 너무 허름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떤 지인은 택시를 탔는데 땅바닥이 보였다고 하네요. 어떤 경우에는 기사분이 거의 20시간 일했다고, 졸면서 운전해서 제가 기사를 계속 깨우면서 갔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이 바로 그랩(grab)이라는 앱으로 호출을 하니 금방 그랩택시가 왔습니다.
그랩은 필리핀이나 동남아에 가기 전에 미리 핸드폰에 설치하고 카드 등록도 해두시는 것이 편리합니다. 현지에 가서 설치하려면 카드 정보 입력하거나 할 때 한국에서 승인문자도 받아야 하는데 에러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랩으로 가야 할 곳의 주소를 입력하고 택시를 호출하면 근처에 있는 그랩택시가 여러 대 보입니다.
그중 하나를 선택하면 드라이버의 사진과 차 넘버, 차종, 차량 색을 알려줍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도요타, 흰색, 차량넘버 무엇 무엇 이렇게 알고 있으면 나중에 차가 올 때 쉽게 탈 수 있습니다. 기사에게 따로 돈을 줄 필요도 없습니다. 처음에 그랩택시를 호출할 때 자동으로 카드결제가 됩니다. 나중에 내릴 때 기사가 자신의 핸드폰에서 배달완료(?) ㅋ 버튼을 터치하면서 결제된 금액이 기사에게 전달되게 됩니다. 그전에는 그랩이 카드에서 출금된 금액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앱에 있는 지도로 드라이버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택시를 탄 상태에서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 보여줍니다.
그런데 필리핀에 도착했을 때 그랩 호출을 하려면 데이터를 써야 하는데 저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사용했습니다.
필리핀 하루 2G에 3500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랩택시를 타고 퀘존시티에 있는 Sequoir 호텔에 갑니다. 그랩 기사님이 skyway로 가겠냐고 해서 뭔지 모르고 오케이 했습니다.
알고 보니 마닐라 도심이 혼잡해서 고가도로 공사를 했는데 그것이 스카이웨이였고 통행료를 내야 된다는 것이었네요. 그래서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입구에서 45페소(1,028원)를 냈고 나중에 264페소(6,031원)를 더 냈습니다.
마닐라 세콰이어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평범한 비즈니스호텔입니다.
쪼꼬미엄마는 제 이야기만 듣고 도마뱀과 바퀴벌레, 쥐가 나오는 곳을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해서 다행이랍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뭐라도 먹어야겠는데 뭘 먹을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나왔습니다. 바로 앞에 버거킹이 있습니다.
길을 건너야 되는데, 요 횡단보도를 건너야 됩니다.
구글지도의 사진이라 여기에서 신호등은 안 보이는데 이 신호등 특이합니다. 녹색불 시작하자마자 신호등 표시 안에 사람이 뛰고 있습니다. 우리도 뛰어야 하나 하며 천천히 걷는데 곧 알게 되었습니다. 뛰는 것이 맞았습니다. 5초 지나니 빨간불로 바뀌었습니다. 더워 죽겠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 웃었습니다. 차들은 횡단보도 상관없이 쌩쌩 오고 있습니다. ㅋ
버거킹에서 일단 간단히 때웠습니다. 필리핀에 왔는데 아직 필리핀 음식을 못 먹고 한국에도 있는 버거킹 음식을 먹습니다. ㅋ
다시 호텔로 돌아가 잠시 쉽니다. 저녁을 위해 근처 SM north(필리핀몰)에 갔습니다. 쪼꼬미 엄마는 덥고 사람 많은 SM이 마음에 안 들어했습니다. 푸드코트에 앉아서, 지치고 덥고 짜증 나니 필리핀 맛있는 음료수 하나 사 오라고 합니다. 아주 표정이 안 좋습니다. 저는 마음이 불안합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는데 빨리 안 사 오고 뭐 하냐는 표정입니다. 고심 끝에 우베 셰이크를 샀습니다.
쪼꼬미 엄마는 한입 먹어 보더니 표정이 바뀌었습니다. 이게 뭐냐고 맛있다고 합니다.
푸드코트에서 덮밥 종류와 타코야끼를 사서 호텔에 들어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음식을 사와서 보니 일본음식입니다.
첫째 날은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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