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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김정운의 소통의 심리학 1부] 말하지 않고 말하기, AI는 절대 못한다 |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

말을 잘하는 것보다 마음이 연결되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소통을 잘하려면 말을 논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무엇인가 가르칠 때도 설명을 많이 하고, 부부가 다툴 때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씁니다. 직장에서는 보고서를 잘 쓰고 발표를 잘하는 사람을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세하게 설명해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조용히 옆에 앉아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소통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말보다 먼저 눈빛과 표정, 손길과 몸짓, 목소리의 높낮이와 침묵을 통해 서로 연결됩니다. 소통은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과 느낌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아기는 말을 배우기 전부터 소통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단어를 하나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엄마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가 아기를 안아 주면 아기는 몸의 긴장을 풉니다. 엄마가 얼굴을 가까이하고 웃으면 아기도 표정을 따라 합니다. 엄마가 말을 걸다가 잠시 멈추면 아기는 소리를 내거나 몸을 움직이며 반응합니다.

엄마가 다시 대답하면 아기도 또 반응합니다.

겉으로 보면 별것 아닌 행동 같지만, 여기에는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가 들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신호를 보내고 다른 사람이 반응합니다. 먼저 말한 사람이 잠시 기다리면 상대방이 자기 차례에 반응합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아기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소리를 내면 누군가 반응해 주는구나.’

‘내가 웃으면 엄마도 웃어 주는구나.’

‘내 감정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이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는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고 느낍니다.

아이의 자아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반응하고, 내 감정을 받아 주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심리학자 비고츠키도 인간의 생각이 처음부터 개인의 머릿속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습니다. 아이는 먼저 다른 사람과 함께 말하고 행동한 뒤, 그것을 점차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뜻한 접촉이 먹이보다 중요했던 원숭이 실험

 

심리학자 해리 할로는 어린 원숭이를 대상으로 유명한 실험을 했습니다.

한쪽에는 철사로 만든 가짜 엄마가 있었습니다. 이 철사 엄마에게서는 우유가 나왔습니다.

다른 쪽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감싼 가짜 엄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천 엄마에게서는 우유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먹이를 주는 쪽이 더 중요할 것 같지만 어린 원숭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부드러운 천 엄마에게 붙어서 보냈습니다. 배가 고플 때만 철사 엄마에게 가서 우유를 먹고 다시 천 엄마에게 돌아왔습니다.

먹이만으로는 안정감과 애착을 만들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기에게는 배를 채워 주는 것뿐 아니라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는 따뜻한 접촉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만 제공받는다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좋은 음식을 먹이고 필요한 물건을 사 주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잠깐이라도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잠자기 전에 안아 주는 것, 아이가 속상해할 때 등을 토닥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힘든 일을 이야기할 때 곧바로 해결책부터 제시하기보다 먼저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랬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이 짧은 말도 따뜻한 표정과 진심이 함께할 때 마음에 닿습니다.

 

눈을 맞춘다는 것은 상대를 사람으로 인정하는 일이다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계속 휴대전화를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상대방이 입으로는 “듣고 있어”라고 말해도 우리는 제대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내 눈을 바라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 말이 많지 않아도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어집니다.

눈맞춤은 단순히 눈을 바라보는 행동이 아닙니다.

‘나는 지금 당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내게 중요한 사람입니다.’

이런 뜻을 말없이 전달하는 행동입니다.

아이들도 어른의 시선을 민감하게 느낍니다.

부모가 휴대전화를 보면서 “오늘 학교에서 재미있었어?”라고 묻는 것과, 일을 잠시 멈추고 아이를 바라보며 묻는 것은 전혀 다른 대화입니다.

아이의 말을 다 들어 줄 시간이 없다면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아빠가 이것만 마치고 10분 뒤에 네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게.”

그리고 약속한 시간이 되었을 때 실제로 아이를 바라보며 들어 주어야 합니다.

소통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보다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고치려 하지 말고 먼저 맞춰 주어야 한다

 

아이가 장난감을 잃어버리고 울 때 어른은 쉽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만 울어.”

“그게 뭐라고 울어?”

“다시 사면 되잖아.”

어른의 입장에서는 별일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지금 매우 큰일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이 옳은지 틀린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크기에 잠시 맞춰 주는 것입니다.

“네가 정말 좋아하던 장난감인데 없어져서 속상하구나.”

“열심히 찾았는데 안 보여서 마음이 아프겠다.”

 

 

이렇게 말해 주면 아이의 슬픔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았다고 느낍니다.

이를 정서 조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서 조율은 상대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지금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그 감정에 맞는 표정과 목소리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친구가 슬픈 이야기를 하는데 지나치게 밝은 목소리로 “괜찮아, 신경 쓰지 마”라고 하면 위로가 되기 어렵습니다. 친구의 마음이 무거울 때는 내 목소리도 조금 낮아지고 말의 속도도 느려져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먼저 받아 준다고 해서 아이의 모든 행동을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가 난 것은 이해해. 하지만 화가 난다고 친구를 때릴 수는 없어.”

감정은 인정하되 행동에는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감정까지 억누르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법을 배우지만, 감정을 인정받으면서 행동의 기준을 배우면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대화에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대화는 혼자 말하는 연설이 아닙니다.

내가 말하고 상대가 반응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상대가 말할 때는 내 말을 준비하는 대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와 이야기할 때 아이의 말을 자주 끊습니다.

아이가 천천히 설명하면 답답해서 대신 말해 주고, 표현이 정확하지 않으면 곧바로 고쳐 줍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이거지?”

“그게 아니라 이렇게 말해야지.”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자기 생각을 끝까지 표현할 기회를 잃습니다. 나중에는 말하기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질문했다면 대답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잠시 기다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단어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연설 도중 약 6초 동안 침묵했던 장면으로도 유명합니다. 일반적인 대화나 방송에서는 몇 초의 침묵도 매우 길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침묵은 청중이 생각하고 감정을 느낄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말하지 않는 순간도 소통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례입니다.

부모도 아이에게 질문한 뒤 침묵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기다려 주는 것은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네 생각은 들을 가치가 있어.’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네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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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을 함께 바라보는 순간 생각이 연결된다

 

 

어린아이는 엄마가 가리키는 곳을 함께 바라보면서 세상을 배웁니다.

엄마가 길을 걷다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저기 새가 날아간다.”

아이는 엄마의 손가락 끝을 따라 하늘을 바라봅니다. 엄마와 아이가 같은 새를 함께 바라보는 순간, 둘 사이에는 단순한 눈맞춤을 넘어선 새로운 관계가 생깁니다.

엄마와 아이와 새, 이렇게 세 대상이 연결됩니다.

이것을 ‘함께 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다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같은 대상에 관심을 나누면서 언어와 의미를 배웁니다. 단어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대상을 함께 바라보는 경험 속에서 그 말의 의미를 익히는 것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혼자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부모와 같은 장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더 깊은 소통이 일어납니다.

“이 아이는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쪼꼬미라면 이때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아빠는 이 장면이 조금 슬펐는데 너는 어땠어?”

정답을 맞히게 하기 위한 질문이 아닙니다.

같은 장면을 보면서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아이는 이를 통해 다른 사람도 자신과 다른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산책하면서 꽃 한 송이를 함께 바라보거나, 밤하늘의 달을 함께 보고, 재미있는 그림을 같이 보는 것도 훌륭한 소통입니다.

함께 본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장소에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같은 대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서로의 느낌을 나누는 것입니다.

 

내 입장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기

 

어린아이는 처음에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한다고 여깁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친구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여깁니다.

성장하면서 아이는 조금씩 깨닫습니다.

‘나는 보이지만 저 사람에게는 안 보일 수도 있구나.’

‘나는 재미있지만 친구는 싫어할 수도 있구나.’

‘내가 장난으로 한 말이 상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구나.’

이처럼 상대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이 관점 바꾸기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능력이 아닙니다.

어른들도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는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내 마음은 전혀 듣지 않고 잔소리만 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는 “그냥 장난이었어”라고 생각하지만 친구는 놀림을 받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소통하려면 내 의도만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이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라는 말보다 먼저 해야 할 말은 이것입니다.

“내 말이 너에게는 그렇게 들렸구나.”

관점 바꾸기는 자기 생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대가 바라보는 세상이 나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왜 쉽게 화를 내게 될까

 

인터넷과 SNS에서는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눈빛도 볼 수 없고 목소리의 높낮이도 들을 수 없습니다. 상대가 농담으로 쓴 것인지, 속상한 마음으로 쓴 것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표정과 몸짓, 말의 속도와 침묵 같은 정보가 빠지고 글자만 남습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문장 하나를 실제 의도보다 공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상대방을 한 사람으로 느끼기보다 화면 속 의견이나 아이디로만 보게 되기도 합니다.

직접 만나면 하지 못할 말을 댓글로는 쉽게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의견이 다를 때는 즉시 반응하기보다 잠시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내가 상대의 표정과 목소리를 보지 못해서 더 나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칠 때도 사용 시간만 통제해서는 부족합니다.

화면 너머에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댓글 한 줄도 실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고, 반대로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말을 잘할수록 사람다운 소통이 더 중요해진다

 

인공지능은 매우 빠르게 문장을 만들고 질문에 대답합니다.

논리적인 글을 쓰고,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친절한 표현도 만들어 냅니다.

그렇다면 말을 잘하는 능력만으로는 인간의 특별함을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창하게 말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상대의 눈빛을 보고 마음을 알아차리는 능력,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기다려 주는 능력, 함께 웃고 감탄하는 능력, 서로를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는 능력입니다.

인간에게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와서 묻습니다.

“아빠, 이것 좀 봐.”

아이는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발견하고 만든 것을 부모가 함께 봐 주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때 부모가 잠깐 바라보고 “잘했네”라고 말하는 것과, 그림을 자세히 보면서 “여기 있는 사람은 누구야?”, “이 색을 이렇게 칠하니까 정말 신기하다”라고 반응하는 것은 다릅니다.

아이는 부모의 감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 받아들여졌다고 느낍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성취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 존재 자체를 누군가가 알아봐 주기를 바랍니다. 서로 감탄하고 존중하는 경험은 기계가 만들어 낸 정확한 문장만으로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어른들이 알아야 할 점

 

아이와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아이의 말버릇이나 태도만 고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어른 자신의 표정과 목소리, 자세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입으로는 “편하게 말해”라고 하면서 얼굴을 찌푸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말하는 동안 휴대전화를 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결론부터 내리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존중받는 말투를 가르치고 싶다면 먼저 아이에게 존중받는 경험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라고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 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친구의 마음을 생각하라고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려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설명보다 어른이 실제로 관계 맺는 모습을 통해 소통을 배웁니다.

 

아이들이 알아야 할 점

 

내 마음이 중요한 것처럼 친구의 마음도 중요합니다.

내가 재미있다고 느낀 장난도 친구가 싫어하면 멈추어야 합니다.

친구가 말할 때는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들어야 합니다. 친구가 울거나 화가 났을 때 바로 판단하기보다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친구의 표정을 살피고, 함께 웃고, 기다려 주고, 잘한 일을 진심으로 칭찬해 주는 사람이 좋은 친구입니다.

잘못했을 때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라는 말만 반복하지 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행동 때문에 네가 속상했구나. 미안해.”

이 말은 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친구의 마음을 알아보고 관계를 다시 이어 보겠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말이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하지만 연락이 많아졌다고 반드시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집에서 살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을 수 있고, 수백 명과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어도 외로울 수 있습니다.

진짜 소통은 말을 많이 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눈을 맞추고, 기다려 주고, 같은 것을 함께 바라보며, 상대의 자리에서 생각해 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바라는 것도 완벽한 설명이나 정답만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 작은 발견을 함께 신기해해 주는 것, 실패했을 때도 등을 돌리지 않는 것,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까지 알아보려고 노력해 주는 것입니다.

어른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필요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 충고하기 전에 들어 주는 사람, 나의 작은 노력에도 진심으로 감탄해 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소통은 상대를 설득해서 내 생각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함께 의미를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오늘 아이와 대화할 때는 질문을 하나 덜 하고 눈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면 어떨까요?

대답을 재촉하는 대신 잠시 기다려 보고, 잘했다는 평가 대신 아이가 발견한 것을 함께 신기해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 아이는 말보다 더 분명한 메시지를 받게 될 것입니다.

‘나는 너를 보고 있어.’

‘네 마음은 중요해.’

‘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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